일본 국립공원에서 고대의 영적 전통을 들여다보고 현대적인 웰니스 프로그램들도 만나보세요.
일본의 영적 전통에서는 자연과의 교류가 영적 성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신토 및 불교의 순례길은 자연 속에 외따로 서 있는 여러 신사, 사원 및 기타 신성한 장소들을 연결합니다. 슈겐도 승려들은 숲이 우거진 산을 걸어 얼음처럼 차디찬 폭포 아래에서 명상을 하며 자신을 단련하고, 아이누 원주민들은 대지와 동물의 「가무이(신령)」를 숭배합니다.
이러한 전통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현대 일본의 웰니스 활동들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 내면의 상태와 주변환경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 「마음챙김」은 불교의 명상에 뿌리를 둔 널리 인정받는 정신건강 증진법입니다. 삼림욕은 숲속을 걷는 것에서 오는 건강상의 이점과 마음챙김을 합친 활동입니다. 여유롭게, 그리고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지를 갖고 일본 국립공원을 여행하면 자연으로 돌아가 더욱 평화로운 웰빙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요시노쿠마노 국립공원
교토와 나라 남쪽의 기이 반도에는 요시노쿠마노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이 산악 지방은 1,000년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여러 순례길이 복잡하게 얽힌 곳이자, 수많은 설화와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합니다. 신성한 나치 폭포로 이어지는 다이몬자카 루트에는 자갈이 깔려 있으며 양옆에는 삼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역사에 대해 배우고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다이몬자카 찻집에서 헤이안 시대의 의상을 대여해 우아한 12세기 상류층 순례자 복장으로 나카헤치 루트를 산책하며 이야기 속 시대를 재현해 보는 흥미로운 경험도 가능합니다.
요시노쿠마노 국립공원은 슈겐도 수행자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곳입니다. 슈겐도는 불교, 신토, 도교, 일본 민속 신앙의 요소를 합한 산악신앙의 한 형태입니다. 슈겐도 신앙에서는 초자연적인 능력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산속에서 여러 가지 수행을 행합니다. 이 지역을 3일 동안 둘러보는 여정으로 이 독특한 신앙에 대해 배워보세요. 슈겐도 수행지 탐방은 물론, 도로가와 온천의 천연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도 있습니다.
이세시마 국립공원
끝없이 펼쳐진 숲과 산, 명승지로 유명한 이세시마 국립공원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신토 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문 투어 가이드와 함께 방문할 수 있는 이세 신궁은 신토에서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인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를 모신 곳입니다. 아마테라스는 신궁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일본 황실 신화 속의 조상으로 여겨집니다. 매년 열리는 신상제에서는 일본 천황이 햅쌀을 바치며, 제주 역할도 항상 황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맡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이세시마 국립공원은 일본 자연의 영성을 체험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3일 일정을 통해 반도의 영적 유산에 대해 알아보고 다양한 문화 액티비티도 즐겨보세요. 현지 양식 진주로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거나, 바다에 잠수해 조개와 해조류를 따며 생계를 유지하는 아마 해녀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일정에서 몇 가지 액티비티를 골라보세요. 시라타키 폭포에서 진행하는 폭포 아래 명상이나 숲속 사우나 체험을 추천합니다. 이곳은 마음챙김 산책, 명상 등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자연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조합된 삼림욕을 체험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아칸마슈 국립공원
아이누인들은 일본 북부 지방의 원주민입니다. 고유한 관습과 언어, 신앙을 가진 이들의 문화는 자연을 대상으로 한 영적 숭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아이누인들은 중요한 생물이나 창조물에는 「가무이(신령)」이라는 신성한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마을의 신 고탄고르카무이(섬부엉이), 산의 신 기문가무이(불곰), 바다의 신 레푼가무이(범고래) 등이 대표적인 가무이에 속합니다. 아칸마슈 국립공원을 포함한 홋카이도의 여러 국립공원에서 아이누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홋카이도 아칸마슈 국립공원에는 아이누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칸호 아이누 민속마을에서는 아이누인 가이드가 이끄는 투어를 통해 아이누 공예에 관해 알아보고, 아칸호 아이누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아이누 고유의 세계관에 몰입해 보세요.
4일 동안 진행하는 투어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활화산을 오르고 구시로강에서 카누를 타거나, 마슈 칼데라 안쪽에 형성된 푸른 호수의 전망을 감상하는 등 국립공원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정에는 1.2km 길이의 가무이 루미나 야간 산책로 구간이 있으며, 아칸호 주변의 자연환경에 설치된 몰입형 디지털 아트를 통해 아이누 설화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묘코토가쿠시 렌잔 국립공원
일본의 나가노현과 니가타현에 위치한 묘코토가쿠시 렌잔 국립공원은 슈겐도에 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서로 이어진 신사들이 산 곳곳에 흩어진 형태의 도가쿠시 신사는 슈겐도 신도들에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례지입니다. 국립공원에서 진행하는 3일 일정의 투어를 통해 이곳의 자연 경관을 살펴보고, 이러한 환경이 혼합 형태의 신앙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세요.
일정에 포함된 일부 체험은 별도의 체험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적다면 도가쿠시 캠핑장에서 출발하는 전기 자전거 투어로 간략히 경관을 훑어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슈겐도에 초점을 맞춘다면 세키야마 신사의 가이드 동반 투어에 참여해 보세요. 보통은 출입이 금지된 구역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신사에서는 아름다운 묘코산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 성산을 직접 올라보세요. 투어는 약 10시간 동안 진행되며, 하이킹이 끝나면 쓰바메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다이센오키 국립공원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은 일본해 연안에서 60km 거리에 자리한 오키 제도를 포함해 시마네현, 돗토리현, 오카야마현의 일부 지역에 걸쳐 있습니다.
이곳에는 웰니스와 이른바 ‘슬로우 트래블’에 중점을 둔 체험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인 다이센산의 숲을 가로지르는 3시간 코스(4월~11월 기간 한정)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다이센지 사원으로 향해 12세기 지어진 아미다 불당과 한적한 오가미야마 오쿠미야 신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빛 공해가 적어 천체 관측이나 야간 촬영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자주 찾습니다.
돗토리현 동쪽의 미토쿠산에는 국보로 지정된 나게이레도 불당이 있습니다. 산부쓰지 사원에 속한 이 불당은 절벽면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찾아가려면 가파른 산길과 체인 등반 지점이 많은 고난도 하이킹 구간을 지나야만 합니다. 그래도 산자락과 사원 경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몬주도 불당에 들어서면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넉넉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의 영적 중심지를 제대로 체험하려면 며칠간 숙박 일정을 잡는 편을 추천합니다. 3일 정도면 나게이레도 불당을 방문하고 다이센산의 너도밤나무숲에서 삼림욕을 체험하며, 시마네의 험준한 해안선을 탐험하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중요 신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즈모 신사의 답사 여정을 짤 수 있습니다. 영적 세계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면 「신들의 섬」이라는 별명을 지닌 오키 제도에도 꼭 들러보세요.
반다이 아사히 국립공원
혼슈 북부의 반다이 아사히 국립공원은 통칭 「데와산잔」으로 불리는 세 개의 성산 하구로산, 갓산산, 유도노산이 있는 곳입니다.
하구로산은 슈겐도 수행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산이며, 야마부시(산중 수행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코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슈쿠보(순례자 숙소)에서 하룻밤 묵으며 채식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 사찰요리인 「쇼진요리」를 맛보세요. 아침이 되면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라껍데기 나팔 소리에 잠을 깹니다.
야마부시 체험을 이어가려면 가이드와 함께 산속 순례길 걷기에 동참해 보세요. 데와산잔에는 여름부터 가을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로쿠지리고에 카이도 등산로 등 유서 깊은 등산로가 여러 개 있습니다. 이러한 등산로를 따라가면 고요한 폭포와 낡은 기념비를 지나 데와산잔의 너도밤나무숲에 다다르게 됩니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국립공원 동쪽에서 며칠에 걸쳐 진행하는 아즈마 연봉 종주 하이킹에 도전해 보세요. 이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바위투성이 닌교이시 지역부터 고산 야생화가 만발한 오쿠보의 습지, 니시아즈마산의 침엽수림 등 놀랄 정도로 다양한 경관 속을 지나게 됩니다.
닛코 국립공원
닛코 국립공원에는 일본 통일을 이룬 인물 중 하나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는 도쇼구 신사를 비롯,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기로 손꼽히는 여러 역사 유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국립공원의 볼거리는 화려한 신사와 사원에 그치지 않으며 오쿠닛코 지역의 산과 평야, 호수, 폭포, 온천까지 아우릅니다. 하이킹과 팻바이크 투어부터 스노슈잉과 크로스컨트리 스키까지 닛코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체험하는 방법은 계절에 따라 다양합니다.
닛코는 도쿄에서 접근성이 좋아 당일치기 여행지로 인기가 많지만, 다양한 체험을 알차게 즐기려면 며칠 머무르는 것도 좋습니다. 3일 정도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신사와 사원을 둘러보고,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센조가하라 습지를 가이드와 함께 산책하고, 기리후리 고원에서 슈겐도 의식과 폭포 아래 명상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빼어난 경치로 유명한 유노코호와 유다키 폭포 바로 북쪽에 있는 「닛코산 온센지」라는 소박한 사원은 불교 경전을 필사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필사를 하다 보면 명상과도 같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잡념이 없어지는 신기한 기분이 듭니다. 필사 체험을 마친 후에는 사원 내부의 천연 온천에 몸을 담그고 편히 휴식을 취해보세요.